그린경영, 녹색마케팅 & 녹색소비자시대

관리자 | 2011.10.20 18:12 | 조회 17178


    산업혁명이후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화의 급속한 진전으로 물질문명의 혜택과 풍요로운 소비생활을 동시에 누리게 되었다. 그러나 풍요로운 소비생활에 대한 반대급부로 자연을 파괴하고 에너지 소비를 가속화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지구자원의 고갈과 환경파괴의 위기를 초래하게 되었으며 급기야는 인류의 생존마저 위협받는 사태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 아래 자신의 안전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에 관심을 가지면서 소비형태의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소비자집단인 환경 친화적 소비자 또는 녹색소비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환경에 대한 일반 대중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들은 대량생산, 대량소비로 인한 자원낭비, 자연파괴, 환경공해 등으로부터 보호받기를 원하는 소비자집단, 즉 녹색소비자라는 실천적인 행동집단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녹색소비자들은 특정상품을 기피하기도 하고 환경보전운동에 참가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을 실천하고 있다. 즉 환경보존운동, 공해상품 불매운동, 소비자고발 등을 통해 환경에 대한 개인적인 관여를 일반화시켜서 기업의 제품은 물론 경영방침에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 조류에 발맞추어 정부에서도 친환경상품 보급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정부는 친환경상품이란 같은 쓰임새의 제품 가운데 원료를 구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다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하고 또 다 쓴 제품을 폐기할 때까지 모든 과정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덜 쓰고 오염물질을 덜 내놓는 제품으로 정의하고, 「친환경상품 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제정·시행 (2007.7월)하여 친환경상품의 보급 활성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법에 근거하여 공공기관 구매품목에 친환경상품이 있는 경우 친환경상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하여 친환경 상품 보급기반 구축하며, 산업계 녹색구매 자발적 협약 체결, 대국민 친환경상품 홍보·교육 확대하여 환경친화적 생산·유통·소비를 확산하고 있다.




    마케팅 연구자 및 전문가들은 유기농 음식이나 친환경세제, 전력소비가 낮은 전자 제품과 같은 환경친화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일컬어 녹색소비자로 지칭하고, 이들 녹색소비자를 식별해내는 노력을 해왔으나 일관된 소비행동을 보이는 녹색소비자를 찾는 노력은 어려움에 봉착했다. 기존의 녹색소비자와 그린마케팅의 관점으로는 녹색소비자를 식별해내기 어렵고 효과적인 그린마케팅을 전개할 수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생활양식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친환경적 생활양식으로는 로하스를 들 수 있는데, 로하스(LOHAS)는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줄임말로, 건강과 환경,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 등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생활 패턴을 가리키며, 웰빙에 사회와 환경을 추가해,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인 소비패턴을 지향한다는 의미다. 환경 및 지속가능한 소비경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로하스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추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의 환경과 자원을 보호해서 후세에 물려주기 위한 생활양식으로서 적극 권장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녹색소비자로하스 소비자의 경우에도 어떤 제품이 친환경적 또는 친사회적인 제품과 서비스인지 파악하고 유통과정까지 포함하여 완벽한 그린제품을 선택하고 구매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친환경 및 친사회적인 냉장고를 구입한다고 하기 위해서는

 

첫째, 에너지 소비가 적고,

둘째, 유해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셋째, 폐기처리 시스템이 잘 확립되어 있고,

넷째, 사회적 책임을 잘 수행하고 노동착취아동 노동과 관련이 없는 착한 기업의 

         제품을,

다섯째, 지역경제를 위해서 국내 제조업체가 만든 제품을 네 판매점에서 사야하며,

여섯 째, 공기오염에너지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 운송구간이 최대한 짧은 곳에서

            사는 것이 최소한의 친환경 및 친사회 냉장고 구매의 조건이라고 할 때

 

 

    현실적으로 이 조건이 충족되는 냉장고를 구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또한 여러 가지 친환경 및 친사회적 구매기준과 이슈들이 일회의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에서도 서로 충돌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한 시간을 운전해서 가야 하는 장거리 대형마트에서 가장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판매한다면 구매와 운송을 위한 에너지 낭비와 공기오염이라는 환경문제와 환경친화적 제품이라는 이슈 사이에 타협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제품을 선택하기 위한 평가기준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얻는 것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소비하는데 특히 일반적으로 접할 수 없는 기업에 대한 정보는 쉽게 획득할 수가 없으며 제품의 친환경성에 대한 평가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전문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황금주, 2009).




    기존의 연구 대부분은 녹색의식 또는 로하스 소비의식이 있다면 녹색제품에 대한 태도가 호의적일 것이고 따라서 어느 정도 가격이 비싸더라도 녹색제품을 구입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물론 일부 연구자들은 녹색소비자를 도입, 성장, 성숙과 같은 몇 단계로 나누고, 이들 단계에 따라 녹색소비를 더 많이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녹색의식이나 소비가치가 소비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녹색소비가 자발적으로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많은 보고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소비자의 비일관된 친환경소비를 설명하려는 많은 노력이 있어 왔으나, 이론적 바탕을 가지고 납득할만한 설명을 하는 연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수년 전 린드버그와 스테그(2007)는 소비자의 비일관적인 친환경 소비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이론을 제시하였다. 이들에 따르면 환경을 고려하는 소비행동은 소비목표에 의해서 유도되며, 이러한 소비목표는 쾌락목표, 득실목표, 규범목표로 구분된다. 쾌락목표는 사람이 노력을 회피하거나, 부정적 사고나 사건을 피하거나, 직접적인 불확실성을 피하거나, 직접적인 즐거움을 추구하거나, 자존심의 직접적 향상을 추구하거나, 신나는 것을 추구하는 행동을 낳는다. 득실목표는 개인 자원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득실목표는 중기 지향적이며, 판단기준은 개인 자원의 개선(혹은 감소를 막거나)이나 효율을 증대시키는 것이다. 규범목표는 적합성에 기준을 두며, 올바른 방법으로 행동하는지, 깨끗한 환경에 기여를 하는지, 모범적인 행동인지에 따라 소비 행동을 한다. 규범목표를 가진 사람은 남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매우 민감하며, 의무사항에 따라 행동을 하곤 한다.



    최근에 박주영그 동료들(2011)은 소비목표이론을 도입하여 소비자가 겉으로는 친환경 소비에 동조한다고 하면서도 실제 행동으로는 친환경 소비를 일관되게 보이지 못하는 현상을 설명했다. 이들은 소비자가 개인의 자원의 효율적 사용에 관한 득실을 고려할 때는 로하스 소비행동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즉, 로하스 소비행동은 소비자가 쾌락목표와 규범목표를 채택했을 때 일어나기 쉽다. 로하스 소비행동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쾌락목표 또는 규범목표를 가질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로하스 제품은 구입하는 것이 불편하고 가격을 더 지불해야 하는 등 득실목표의 판단기준에 상충하는 경우가 많은 데, 이러한 득실에 부정적인 면은 부각시키지 않고 로하스 제품이 본인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주고, 자존심을 바로 향상시킬 수 있는지를 강조하는 등 소비자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또한 규범목표를 소비자가 채택하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는 로하스 소비행동이 사회적으로 적합하며 올바른 행동이라는 점을 홍보하고, 깨끗한 환경에 기여하는 소비가 모범적인 행동이며 성숙한 시민으로서의 의무사항이라고 교육을 시켜야 한다. 다음에 이러한 연구의 시사점을 중소기업 활성화와 녹색소비 장려라는 정책 현안에 대입해 보기로 한다.



    우리나라 토종 농축산물 브랜드를 모두 합치면 5,340개나 되며, 이중에서 쌀 브랜드만 해도 1,548개나 된다고 한다. 이렇게 넘쳐나는 쌀 브랜드 가운데서 자신의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어필하려면 생산과정에서 친환경에 기여한다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규범소비목표를 상기시키고, 화학비료로 키운 쌀보다 영양 많은 쌀이라는 것을 강조하여 쾌락소비목표를 자극한다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런던협약에 의해 우리나라는 하수오니 및 축산분뇨는 2012년 1월부터, 음식물폐수는 2013년 1월부터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국내 폐기물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가축분뇨, 남은 음식물 폐기물처리 및 하수처리에서 나온 폐수의 해양배출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당면한 환경문제의 해결책 중 하나를 예로 든다면, 벤처중소기업인 ‘위드이룸’이란 회사가 개발한 ‘새싹이’는 남은 음식 폐기물과 가축분뇨를 재활용하여 고농도 아미노산주체의 천연 유기토양활성액(액화비료)을 경제적인 비용에 생산할 수 있다. 정부와 언론이 이러한 재활용비료의 사용이 국익과 국민의 건강증진에 유익하다는 내용을 홍보함으로써 소비자가 규범목표와 쾌락목표를 쉽게 채택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다면 우리나라의 친환경 소비를 한 계단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설비가 농가에 보급된다면 환경오염방지 및 농가의 고소득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벤처중소기업의 판로도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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